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
곳은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고 있는 곳 저 자유의 천계로 주님, 이 나라를 일깨워 주십시오. ··· 그리고 제 힘이 애정을 품고 당신의 뜻을 따르도록 힘을 주세요. - 《기탄자리(Gitanjali)》 -
'기탄자리'는 인도 시성 타고르(1861~1941)의 대표 시집 제목으로 '신에게 드리는 송가'라는 뜻입니다. 영국에 저항하는 인도인들을 위해 씁니다. 벵골어로 된 157편의 시를 묶어 1910년에 처음 출판했고, 여기서 57편을 뽑아 다른 시를 추가해 103편을 직접 영어로 옮겼으며 1912년에 영국에서 재발간했습니다. 이 시집으로 타고르는 이듬해인 191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타고르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입니다.
하나 즉 아세아의 황금시대에/ 빛났던 등불 중 하나인 조선/그 불이 다시 켜지는 날에/그대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될 것입니다. - 동방의 등불(The Lamp of the East)입니다.타고르는 인도와 비슷한 처지였던 조선인들을 위해서입니다.
<동아일보> 1929년 4월 2일자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네 줄의 짧은 시 <동방의 등불>을 발표했습니다.
인도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입니다. 과거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비롯한 수많은 정복자를 유혹했던 신비의 땅입니다. 인도는 1947년 8월 15일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이 인구입니다. 인도의 인구는 12억1000만명(2011년 7월)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면적도 세계에서 일곱 번째(한반도의 약 15배)로 큽니다. 힌두어, 영어 등 300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며 힌두교를 비롯해 7개 이상의 종교를 믿고 있습니다. 인종은 아리아인과 드라비다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스트 제도(발라몬, 쿠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는 여전히 인도인의 생활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도인들은 계층과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 오른손으로 음식을 먹습니다. 이것이 인도의 식사예절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오른손이 가장 깨끗하다고 믿습니다. 식사는 물론 음식, 돈, 선물이나 중요한 서류를 전달할 때도 왼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도는 많은 인종과 종교가 섞여 있는 만큼 요리가 매우 다양합니다. 북쪽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남쪽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입맛이 돋는 강한 향기,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음식입니다.바로 카레 얘기예요. 카레는 인도의 대표적인 요리입니다. 영어 카레(curry)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일본식 발음 카레라고 불렸습니다. '소스'라는 뜻의 남인도 타밀어로 '칼리(kari)'가 카레의 어원이랍니다. 카레는 인도 국민의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카레의 절대 미각은 강황에 있어요. 강황은 생강 같습니다. 예로부터 인도인들은 강황을 약용 식물로 이용해 왔습니다. 강황 뿌리줄기에서 나오는 특유의 노란색 색소는 커큐민 색소 성분 때문입니다. 커큐민이 치매 예방과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레는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인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환자가 미국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커큐민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세포의 산화를 막고 염증을 감소시켜 암 발생을 막는다고 합니다.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우울증, 피로감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 처음 카레가 소개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 S&B와 하우스카레 등 일본 제품을 통해서입니다. 일본은 서양에서 카레를 들여와 카레라이스(curried rice)라는 요리를 만들어 대중화시켰습니다. 일본 카레를 어레인지하여 매운맛을 줄이고 단맛을 더한 것이 우리가 즐겨 먹는 카레입니다. 1969년 5월 출시된 '오뚜기 분말 즉석 카레'가 한국 카레의 1세대 격입니다. 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 등을 볶은 후 카레 가루를 녹여 조리하는 방식입니다. 1981년 오뚜기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3분 카레'라는 레토르트 카레(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카레)를 출시해 2세대 카레 시장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카레의 본고장인 인도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카레가 없습니다. 인도 식당에서는 그런 카레를 먹을 수 없어요. 아예 가루를 섞어 시중에 파는 카레가루도 거의 없습니다.
카레 가루는 다양한 향신료와 색소, 조미료를 섞은 혼합 향신료입니다. 여러 가지로 뒤섞여 있어서 그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강황, 생강, 후추 등을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그 응용은 무한합니다.
인도에서 카레는 요리를 만드는데 반드시 들어가는 향신료이지만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각 가정에서 취향에 맞게 각종 향신료를 섞어 특유의 전통카레를 만듭니다. 인도에서 카레란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매운 수프 요리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입니다. 카레는 조리방법과 유래된 지역에 따라 고유한 이름이 있습니다. 톡 쏘는 맛을 내는 믹스 향신료 '마살라(masala)'는 한국의 된장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카레는 17세기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인들이 향신료에 밀가루를 넣어 개발한 것입니다. 영국인들은 여러가지 향신료가 들어간 인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향신료를 섞어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상류사회에서만 먹혔지만 18세기 말에 카레분말회사가 생기면서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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